픽업 방식을 고르기 전에 보는 숫자가 있다
국내 어쿠스틱 기타 픽업 관련 커뮤니티 문의를 분석하면, ‘어떤 방식이 더 자연스럽나요’라는 질문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자연스럽다’는 말은 측정 기준이 없으면 비교가 안 됩니다. 이 글은 언더새들(undersaddle), 사운드홀 마그네틱(soundhole magnetic), 엔드핀 마이크 방식(endpin/internal mic) 세 가지를 주파수 응답·피드백 임계점(feedback threshold)·출력 임피던스(output impedance) 세 항목의 측정 데이터로 정리합니다.
용어 먼저 — 피에조(piezo)란 압력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소자입니다. 언더새들 픽업은 새들(nut 과 반대편 줄받침대) 아래 얇은 피에조 소자를 끼워 줄 진동을 잡고, 엔드핀 방식은 기타 내부에 마이크나 피에조를 달고 엔드핀 잭으로 신호를 빼냅니다. 사운드홀 방식은 일렉기타처럼 마그네틱 코일을 사운드홀에 끼우는 구조입니다.
통념 A — ‘언더새들이 가장 원음에 가깝다’
검증 결과: 부분적으로 맞지만 전제 조건이 있다
언더새들 피에조의 주파수 응답 곡선은 유튜브 채널 ‘Acoustic Guitar Forum Demos’ 및 L.R.Baggs 공개 기술 자료에서 반복 확인되는 패턴이 있습니다.
| 대역 | 언더새들 피에조 | 사운드홀 마그네틱 | 엔드핀/내부 마이크 |
|---|---|---|---|
| 20~80Hz (저역) | -6 ~ -10dB 감쇠 | -8 ~ -12dB 감쇠 | ±2dB (마이크 위치 의존) |
| 80~500Hz (중저역) | +2 ~ +4dB (새들 압력 집중) | 평탄 ~ -3dB | 평탄 (공간감 포함) |
| 500Hz~5kHz (중역) | 비교적 평탄 | 평탄 | 평탄 |
| 5kHz~16kHz (고역) | -3 ~ -8dB (소자 크기 제한) | -5 ~ -10dB | -2 ~ -5dB |
출처: LR Baggs Element/Anthem 기술 사양서, Acoustic Guitar Magazine 2023년 픽업 측정 리포트 수치 재구성
언더새들은 새들이 받는 줄 압력을 직접 변환해서 중저역 응답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저역 20~80Hz 대역은 피에조 소자가 바디 울림보다 새들 접촉면에서 신호를 잡기 때문에 실제 기타 바디 공명 저역보다 얇게 들릴 수 있습니다. 마이크나 콘덴서 녹음 음과 비교하면 체감 차이가 뚜렷합니다.
결론: 언더새들은 무대 PA 출력·일관성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원음과 동일’하다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저역 재현에서 실내 마이크 녹음 대비 6~10dB 차이가 측정됩니다.
통념 B — ‘사운드홀 마그네틱은 피드백이 적다’
검증 결과: 맞습니다 — 그러나 이유를 알아야 활용이 된다
피드백 임계점(feedback threshold)은 PA 스피커와 기타 간 거리·볼륨을 고정했을 때 피드백이 시작되는 출력 레벨(dB SPL)로 측정합니다.
| 픽업 방식 | 피드백 임계점 (공연장 시뮬레이션, 1m 거리) | 비고 |
|---|---|---|
| 사운드홀 마그네틱 | 약 95~100dB SPL | 마그네틱 코일 특성상 바디 공명 진동 민감도 낮음 |
| 언더새들 피에조 | 약 88~93dB SPL | 새들 접촉 진동 전달로 피드백 루프 쉽게 형성 |
| 엔드핀/내부 마이크 | 약 80~88dB SPL | 내부 마이크가 바디 내 공기 진동 직접 수음 → 피드백 가장 민감 |
수치 범위 출처: Fishman, LR Baggs 공개 자료 및 Sweetwater Sound 기술 가이드 종합
사운드홀 마그네틱이 피드백에 강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마그네틱 코일은 줄 진동에서 신호를 뽑기 때문에 바디 공명 진동을 피드백 루프로 잡아들이는 민감도가 낮습니다. 반대로 내부 마이크 방식은 바디 울림 자체를 수음하는 구조라 PA 볼륨을 올릴수록 빠르게 피드백이 발생합니다.
실용적 함의: 소규모 카페 공연처럼 모니터 스피커 거리가 가까운 환경에서는 엔드핀 마이크 방식 단독 사용 시 운용 폭이 좁아집니다. Anthem Stage Pro 같은 하이브리드 방식이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마이크 비율을 낮추고 피에조 비율을 높이면 피드백 임계점을 언더새들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통념 C — ‘임피던스는 앰프에 꽂으면 알아서 맞춰진다’
검증 결과: 맞지 않습니다 — 임피던스 불일치가 음색을 바꿉니다
출력 임피던스(output impedance)는 픽업이 신호를 내보내는 저항값입니다. 피에조 픽업은 임피던스가 매우 높아서(1MΩ 이상), 일반 기타 앰프 인풋(보통 1MΩ)과는 맞지만 믹서 라인 인풋(10~50kΩ)에 직결하면 고역이 급격히 감쇠합니다.
| 픽업 방식 | 출력 임피던스 | 권장 인풋 임피던스 | 직결 시 문제 |
|---|---|---|---|
| 언더새들 피에조 (프리앰프 없음) | 1MΩ~10MΩ | 1MΩ 이상 | 믹서 직결 시 고역(-6~-12dB@10kHz) 감쇠 |
| 사운드홀 마그네틱 | 5~15kΩ | 500kΩ~1MΩ (기타 인풋) | 상대적으로 매칭 쉬움 |
| 엔드핀 프리앰프 내장형 | 100~600Ω | 라인 인풋 가능 | 프리앰프가 임피던스 변환 처리 |
언더새들 피에조를 DI 박스 없이 믹서에 직결하면 ‘piezo quack’이라 불리는 얇고 날카로운 음색이 되는 이유가 임피던스 불일치입니다. LR Baggs IMIX나 Anthem Stage Pro 같은 엔드핀 프리앰프 내장 제품이 임피던스를 100Ω 이하로 낮춰주면 믹서 라인 인풋에 직결해도 음색 변화가 최소화됩니다.
세 통념을 정리하면 — 방식별 적합 용도 표
| 항목 | 언더새들 피에조 | 사운드홀 마그네틱 | 엔드핀/내부 마이크 |
|---|---|---|---|
| 저역 재현 | 중저역 강조, 저역 감쇠 | 저역 감쇠 큰 편 | 가장 자연스러움 |
| 피드백 내성 | 중간 (88~93dB) | 가장 높음 (95~100dB) | 가장 낮음 (80~88dB) |
| 임피던스 | 높음 → DI/프리앰프 필요 | 중간 → 기타 인풋 권장 | 낮음 → 라인 직결 가능 |
| 설치 난이도 | 새들 가공 + 전문 작업 | 탈착식 (가공 불필요) | 내부 마이크 고정 필요 |
| 주요 용도 | 라이브 PA (안정성 우선) | 고볼륨 라이브 | 녹음·소규모 공연 |
그래서 입문자는 어떻게 선택하나
픽업 방식 선택은 ‘어떤 소리가 좋냐’보다 어디서, 얼마나 크게 쓰냐가 먼저입니다.
- 집·녹음 스튜디오 위주 → 엔드핀 내부 마이크 방식이 저역 재현과 자연스러운 음색에서 유리합니다. 피드백 우려가 적은 환경이라 임계점이 낮아도 문제없습니다.
- 카페·소규모 공연 (PA 볼륨 중간) → 언더새들 피에조 + 프리앰프 조합이 표준입니다. DI 박스나 프리앰프를 함께 준비하면 임피던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 대형 무대·모니터 가까운 환경 → 사운드홀 마그네틱이 피드백 운용 폭이 가장 넓습니다. L.R.Baggs M80 같은 제품이 설치 가공 없이 이 조건을 충족합니다.
매장에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픽업 달면 바로 PA에 꽂아도 되나요?’입니다. 언더새들 피에조라면 DI 박스 또는 프리앰프 없이는 믹서 직결을 피하는 게 안전합니다. 임피던스 불일치로 인한 음색 변화가 예상보다 큽니다.
다음 정리에서는 엔드핀 프리앰프 설치 실제 작업 단계와 셋업 비용을 다룰 예정입니다.




